장애 정의 확대…권리 보장 위한 국가·지자체 책무 규정
자립생활·정책참여 보장…권리 중심 정책 추진체계 구축
장애인을 복지 서비스의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권리 주체로 격상하는 '장애인권리보장법'이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번 법 제정은 장애인의 권리를 명확히 규정하고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를 체계화함으로써 장애인 정책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간 장애인 정책의 근간이 된 '장애인복지법'은 37년간 67차례에 걸쳐 개정되는 과정에서 권리 규정과 서비스 규정이 혼재되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한 발달장애인법, 장애인건강권법 등 개별 법률이 증가함에 따라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기본법 제정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요구를 반영해 장애인 정책의 기본법 역할을 수행하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 등 국제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됐다.

법안의 핵심은 장애에 대한 정의를 확대하고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한 점이다. 장애를 개인의 신체적·정신적 특성과 사회적 환경 간의 상호작용으로 발생하는 상태로 정의함으로써, 장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적 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법제화했다. 이는 장애 문제를 개인의 극복 대상이 아닌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규정한 것이다.
구체적인 권리 보장 범위도 대폭 확대됐다. 존엄권, 평등권, 자기결정권, 참정권은 물론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할 권리까지 포함됐다. 아울러 생활 안정, 직업 선택, 건강, 교육, 이동 및 정보 접근, 문화·예술·체육 활동 등 일상 전반에 걸친 권리를 명문화하여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장애인의 삶의 방식에 대한 선택권도 강화됐다. 시설에서 벗어나 지역사회에서의 자립생활을 원하는 경우 이를 국가가 지원하도록 했으며, 시설 거주를 선택할 경우에도 소규모화 및 전문화된 환경을 제공하도록 규정했다. 이를 통해 장애인의 자율성과 개별적 욕구를 반영한 정책 추진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번 '장애인권리보장법'은 약 2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시행될 예정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번 법 제정은 장애인 정책을 시혜가 아닌 권리로 전환한 것"이라며 "'권리보장법' 제정 후속조치로 '장애인복지법' 전부 개정을 추진해 장애인의 실질적인 권리 보장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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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