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연체채권 팔아도 고객보호 책임…기계적 매각 관행 억제

채권추심·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개정안 마련
채권매각 이후 양수인 불법행위 점검·보고 의무화
채권매각 계약서에 채무자 보호 조건 등 포함해야

앞으로 금융회사는 연체채권을 외부에 매각하더라도 양수인이 불법 추심 등을 하지 않는지 지속해서 점검하는 등 채무자 보호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2월 26일 개최한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2차 회의에서 발표한 연체자 보호와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 후속조치로 이 같은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마련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을 시행하면 대출을 일으킨 원채권 금융회사는 채권매각 이후에도 채무자 보호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 금융사, 연체채권 팔아도 고객보호 책임…기계적 매각 관행 억제



현행 규율체계 하에서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지 않고 직접 보유하면서 추심하는 경우에는 개인채무자보호법에 따라 엄격한 추심행위 규제를 적용받는다.

추심업무를 외부에 위탁하는 경우에도 수탁 채권추심회사가 개인 채무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키면 그 채권추심회사와 연대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는 등 강한 관리·감독책임을 부담하게 된다.

그러나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면 고객 보호책임으로부터 완전히 절연될 수 있었다. 따라서 금융회사가 연체채권을 매각하면 채권을 즉시 회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손쉽게 고객보호책임을 면할 수 있어 연체채권을 보유하면서 관리·회수하는 것보다 매각하는 것이 유리한 측면이 있었다.

그 결과 연체채권이 반복 매각되면서 추심주체의 변경으로 채무자는 대출계약 당시에 예상했던 수준을 넘어서는 강도의 추심에 노출되고 신용평점이 하락하는 등 불이익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이 점을 바로잡아 최초로 대출을 일으킨 원채권 금융회사가 연체채권 매각 이후에도 고객보호책임을 부담하게 해 연체채권의 반복적·기계적 매각을 억제한다.

우선, 원채권 금융회사에 채권매각 이후 양수인의 불법행위에 대한 점검과 발견 때 금융당국 보고의무를 부여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양수인 점검을 위해 해당 양도채권에 관한 정보를 양수인에게 요구할 수 있으며, 양수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이에 따라야 한다.

아울러, 원채권 금융회사가 채권매각계약서에 매각 조건으로 채권 재매각 관련 사항을 포함하도록 의무화한다.

원채권 금융회사는 채권매각 때 채권 재매각 가능 여부와 범위, 재매각 때 승계되는 채무자 보호 조건, 재매각 때 재매각 대상 추심업체의 적정성 판단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하며, 양수인이 해당 재매각 조건을 위반하면 해당 양수인에 대한 차회 채권매각을 제한할 수 있다.

채권 추심·매각 가이드라인은 개정 절차를 거쳐 다음 달 중 개정을 완료하고 개정 완료 즉시 시행할 계획이며,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 중 다른 조치 필요사항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 채권매각 주요내용, 시효완성 실적에 대한 보고·공시시스템을 마련할 예정이다.

현재 업계 협의를 거쳐 보고 양식과 공시 표준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실적부터 공시한다.

신용회복위원회 신속 채무조정 이행 중인 채권의 매각을 제한하는 개인채무자보호법 감독규정 개정안도 다음 달 중 시행할 계획이다.

지난 11일 예고한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은 7월 개정을 완료하고 9월 중 시행할 계획이다.

이 개정안을 시행하면 연체채권에 대한 소멸시효 완성 조건부 대손인정이 도입돼 금융회사의 시효완성 유인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금융위는 또 '소멸시효의 원칙적 완성, 예외적 연장'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을 8월 중 개정해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과 함께 시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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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