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상표법 전면 개정안이 전국인민대표대회를 통과해 2027년 1월 1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이번 개정은 악의적인 상표 등록 방지, 소비자 보호 확대, 상표대리기관 관리·감독 체계 정비 등을 골자로 하며, 약 3년 동안의 검토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마련됐다.

개정안에 따라 타인의 상표를 무단으로 선점하기 위한 출원이 까다로워진다. 타인의 상표임을 알면서도 모방하거나 선점하는 행위에 대해 경고 조치와 함께 최대 10만 위안(약 2,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한 실제 사용할 의사 없이 정상적인 경영 수요를 초과해 대량으로 상표를 출원하는 행위는 법적 거절 사유로 명시됐다. 이에 따라 중국 내에서 자사 상표를 악의적으로 선점당한 한국 기업들이 이의신청이나 무효심판 등을 통해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법적 기반이 마련됐다.
소비자 보호 규정도 한층 강화됐다. 상품의 성능이나 원산지 등을 허위로 표시해 소비자를 기만하는 상표 사용은 위법으로 규정된다. 위반 시 시정명령과 함께 불법 이익의 최대 5배(이익 산정이 어려울 경우 최대 25만 위안, 약 5,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며, 사안이 중대할 경우 상표 등록 자체가 취소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현지 광고 및 표시 광고법 위반 여부에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이와 함께 상표대리업에 대한 감독 체계도 정비됐다. 상표대리기관의 신고 의무를 구체화하고 감독기관의 권한을 강화해, 악의적 출원을 돕거나 대리 시장 내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는 행위를 차단한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현지 대리기관을 이용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부실 대리 피해를 줄이고 안전한 출원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의 악의적 상표 선점 규제는 올해 1월 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개최된 양국 지식재산 수장회의의 합의 사항과 궤를 같이한다. 당시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션창위 중국 지식재산국 청장과 만나 타인의 상표를 선점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려는 시도에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은 바 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이번 중국의 상표법 개정은 양국 기업 모두에게 보다 예측 가능하고 공정한 상표 환경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이를 환영한다”며, “제도가 ‘사용 중심’으로 전환된 만큼 우리 기업도 평소 중국 내 상표 사용 증거(매출·광고·유통 자료 등)를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지식재산처는 개정 내용을 면밀히 분석해, 우리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상표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지킬 수 있도록 해외지식재산센터(IP센터) 등을 통해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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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식 기자 다른기사보기
